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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기기 잡설

소니의 VAIO 사업 매각, 현재 그리고 미래의 VAIO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이미 많은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걸로 생각되지만, 소니에서 VAIO와 관련된 PC사업 전반을 매각한다는 내용이 소니를 통해 공식 발표 되었습니다.

여기서는 이 사실을 통해 이제 지금의 VAIO는 어떻게 되는 것이며 또한 앞으로의 VAIO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이번 PC사업 매각에 관한 내용을 소니 홈페이지에 있는 공지를 기반으로 요약 정리 해보겠습니다.

 

 

소니는 VAIO브랜드로 전개한 PC사업을 일본산업 파트너즈 주식회사(JIP)에 매각하는 것을 합의했다.
3월까지 정식계약하고 7월1일까지 사업의 인도를 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본산업 파트너즈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여 소니의 PC사업을 이어간다.

 

새로운 회사는 독립된 사업회사로서 VAIO브랜드와 관련된 PC사업의 기획,설계,개발에서 제조,판매까지 사업 전체를 운영한다.

설립 당초는 상품 구성을 새로 손을 본 후 일본을 중심으로 컨슈머와 법인용 PC를 적절한 판로를 통해서 판매하는 것을 주력하는 등 적절한 사업규모에 의한 운영으로 빠른 수익안정화를 목표로 한다.

 

새로운 회사는 현재 소니PC사업의 거점인 나가노 테크놀로지 사이트를 거점으로 하여 
소니와 관련회사에서 PC의 기획,개발,판매,제조를 해온 사원을 중심으로 250~300명 정도로 사업을 개시한다.

소니의 모바일 분야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집중,
소니는 PC제품의 기획,설계,개발을 끝내고 제조 판매에 있어서는 2014년 봄 모델을 마지막으로 PC사업을 종료한다.
이미 판매된 제품의 AS는 소니에서 계속한다.

 

 

관련하여 일본 소니스토어 홈페이지에서는

현재 발매된 VAIO 모델의 판매를 계속하고 판매종료일에 관해서는 결정되는 대로 공지하겠다는 내용과

AS 관련 서비스에 관해서는 지금까지 판매된 제품이나 현재 판매중인 제품은 계속해서 소니에서 서비스가 계속된다는 내용이 공지되어 있습니다.

 

소니코리아에서도 VAIO AS쪽은 소비자법에 따라서 5년간 계속될 것이다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http://www.it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600

 

 

여기까지가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입니다.

 

그럼 이제 고려해봐야 할것이 현재 VAIO를 쓰는 사람, 혹은 앞으로 VAIO를 구매할 사람에게 이 내용이 어떤 영향을 줄 것이며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지에 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앞으로 소니에서 새로운 VAIO는 일절 나오지 않는다 (확정사실)

 

이부분은 당연한 이야기겠죠. 앞으로 나오는 새로운 VAIO는 소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인수후 새로 만들어지는 회사에서 나오게 됩니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VAIO라는 것은 데스크탑이나 노트북 등 'PC' 로서의 VAIO 입니다.

다만 소니 관계자 인터뷰 내용중에 '앞으로 소니에서 일절 VAIO라는 이름을 쓰지 않게 될것인지는 JIP와 협의해야 할 사항이다' 라고 커멘트한걸 봐서는 나중에 소니에서 VAIO라는 이름을 쓰지 않을 가능성은 100% 라고는 말할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 제품은 PC는 아닐 것입니다.

 

 

2) 현재 판매되고 있는 VAIO의 추가 생산 여부 (불명확)

 

현재 판매되고 있는 모델은 판매를 계속한다는 이야기는 나왔는데 딱 지금까지 생산된 모델만 재고 소진되면 판매 종료할 것인지 아니면 판매 종료될 때까지 추가 생산을 계속할 것인지에 관해서 불명확합니다.

또한 한국의 경우는 일본에 최근 새로 발표되었는데 한국에 아직 안나온 모델 (VAIO Fit 11A 등) 의 도입 여부에 관해서도 불명확한 상황입니다.

최근의 소니코리아는 VAIO를 소량만 들어와서 비싸게 팔고 조기에 소진시키는 정책인것 같아서 추가 모델을 들여올 가능성은 낮지 않을까 하고 개인적으로 추측합니다.

 

 

3) A/S 는 소니에서 계속된다 (확정사실)

 

지금 가지고 있는 모델의 AS가 어떻게 될지 불안하실 분도 있을텐데 앞의 내용에서도 밝혀진 대로 기존 모델의 AS는 지금처럼 소니에서 계속 진행하고 이부분은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됩니다.

3년연장 서비스 이런것을 이미 하신 분들도 취소된다거나 그런 불이익을 받을 우려는 없을것 같습니다.

서비스 관련 부분은 새로 만들어지는 회사와 소니의 역할이 딱 나누어진것 같고 새로 만들어지는 회사는 기존 VAIO 모델에 관한 서비스 등의 처리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소니에서 100% 맡게 되는 형태인것 같습니다.

다만 한국의 경우는 노트북의 AS가 가능한 서비스센터의 수가 지금보다 더 적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차후 드라이버 혹은 소프트웨어 지원이 불명확하다 (추측)

 

예를들어 2015년에 나온다고 알려져 있는 윈도우 9 가 나온다면 기존 VAIO 모델에 대한 드라이버 지원등이 되기 힘들 가능성이 높을것 같습니다.

소니에서 서비스 지원은 계속한다고 하지만 이 서비스 지원의 범위에 드라이버 제공 등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불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위와같이 아직 불명확한 부분도 있지만 이런점을 고려해서 제품을 사용하시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제 새로운 회사에서 만들어질 VAIO는 어떤 모습이 될까? 에 관해서 조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넷에서 이번 일과 관련된 많은 글들을 보면 이 새로운 회사에 관한 이야기에는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VAIO가 중국에 넘어간다느니 어디에서도 더이상 VAIO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느니 소니가 아닌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니 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이 새로운 회사란 것에서 눈여겨 봐야 할 점이 지금까지 소니 노트북을 설계개발해온 기술자들과 MADE IN JAPAN의 VAIO 노트북을 만들어온 나가노 생산공장과 관련시설이 그대로 넘어간다는 점입니다.

(참고로 소니에서 VAIO 사업의 수장이라고 할수 있는 VAIO&모바일 사업부 본부장 아카바네 료스케 씨도 이 회사로 넘어간다고 알려졌습니다)

다시말해 지금까지 VAIO를 만들어온 기반 기술을 그대로 가진 채로 새로운 회사가 만들어진다는 것이죠

이는 과거에 ThinkPad가 IBM에서 레노보로 넘어갔을 때에도 ThinkPad의 핵심 개발을 담당해온 야마토연구소는 그대로 남아있었던 형태와 비슷한데

이번 상황은 ThinkPad와도 또 다른 것이 야마토연구소의 경우는 소위 말하는 '높으신 분들'의 주체가 IBM에서 레노보로 바뀐 형태였지만 VAIO 의 경우는 소니라는 '높으신 분들' 에서 벗어나서 독자적인 회사를 꾸려나가게 된 입장이라는 것입니다.

 

분명 지금까지의 VAIO는 '소니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도 있었겠지만

역으로 '소니가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없었던 일도 분명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열의에 넘친 개발자들이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해볼려고 했지만 '높으신 분들' 로 인해 시도조차 해보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고 생각하고 오랜 세월동안 소니 VAIO가 이전과 많이 바뀐 모습을 보인 것에는 이러한 영향도 전혀 없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개발자들이 이제는 소니의 영향 아래에 벗어나게 된다면, 과연 어떤 것을 보여주게 될 것인지도 저는 상당히 앞으로 기대가 되는 부분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이 내용은 'VAIO의 기술력이 고스란히 새로운 회사로 이어진다' 라는 사실만 가지고 이야기한 순전한 저의 희망사항일 뿐이고 현실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겠죠. 기껏 새로운 회사를 런칭했는데 소니 시절 이상으로 죽써서 제3의 회사에 다시 팔려나간다는 최악의 결말도 없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으니깐요.

 

다만 확실한 것 한가지는 만의 하나 새로운 회사에서 만들어지는 VAIO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정도의 엄청난 물건을 만들어 낸다고 하더라도 (한국에서 철수한 현재의 후지츠 노트북 처럼) 이제 한국에서 그 제품을 보기는 어려울것 같습니다.

이 새로운 회사는 출발 당초에는 일본 내수 시장에 집중한다고 언급이 되었으니깐요. 소니측에서는 이 회사의 해외 진출 여부에 관해선 JIP에서 결정할 내용이라고 커맨트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본 내수에서 먼저 성공하지 않으면 글로벌 진출은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요즘은 구매대행,배송대행이라는 수단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제품을 100% 손에 넣는게 불가능한건 아니지만 사후 AS가 어렵다는 문제도 남아있죠.

(지금까지의 소니제 해외제품 과는 달리 이 제품들은 이제 더이상 소니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니에서 AS를 받는 것이 불가능해집니다.)

 

 

정리를 하자면 이제 '소니의 VAIO' 는 끝났지만 그렇다고 'VAIO' 자체가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니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난 새로운 회사에서 어떤 새로운 VAIO의 모습을 보여줄지, 이 새로운 기대를 통해 소니 VAIO가 없어진다는 사실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