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제게 있어서 이스1은 1988년 경에 MSX를 통해서 처음 접하였고
이후 2000년 전후에 나오기 시작한 고전 컴퓨터 / 콘솔 에뮬레이터를 통해 다른 기종도 하나씩 클리어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다만 그 당시는 어려워서 혹은 구하지 못해서 클리어하지 못한 기종도 몇개 있던 것이 마음에 걸려서
이번에 클리어 못한 기종들을 몰아서 한번 해보자 라고 생각했었는데
기왕 하는 김에 지금까지 발매된 모든 기종의 이스를 다 클리어하고 기록을 남겨보자는 목표를 가지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이스1이 공략을 알고 진행하면 3~4시간 이하로 클리어 가능해서 요즘 기준으로는 짧은 게임이지만 이걸 19기종씩이나 연달아 하는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고 자료 등등을 만드는걸 포함해서 몇달이 걸린것 같네요.
기록 남기기+동영상 촬영의 이유도 있어서 고전 기종은 모두 에뮬레이터를 통해서 진행했지만 빨리감기+강제세이브 외에 치트 기능은 사용하지 않고 모두 정공법으로 클리어했습니다...
이번에 클리어한 기종 수는 19개이며 지금까지 리메이크 포함해서 컴퓨터+콘솔 모든 기종으로 나왔던 이스1 이 되겠습니다.
모바일로 나온 이스는 하지 못했는데 모바일까지 포함시키려면 일본 피처폰으로 나왔던 이스까지 해야 해서 이건 플레이를 할 수 없는 여건이라 모바일 쪽은 포기했습니다.
2. 각 기종 특징 정리
순서는 발매 시기 순서입니다.
이 글에서는 편의상 처음 발매된 PC-8801 판을 '원작' , 이스 이터널/완전판/크로니클을 '리메이크' 라고 부르겠습니다.
기종 (타이틀) | 특징 |
PC-8801 | 맨처음 발매된 원작 |
PC-9801 | 그래픽은 100% PC-8801과 같음. 차이점은 속도가 좀 빠르다는 정도 사운드도 미묘하게 다름 |
X1 | 그래픽은 100% PC-8801과 같음. PSG 음원을 지원하며 일부 곡은 PSG 버전 오리지날곡으로 대체 (MSX2판과 같음) |
FM-7 | 그래픽은 100% PC-8801과 같음. PSG 음원을 지원하며 일부 곡은 PSG 버전 오리지날곡으로 대체 (MSX2판과 같음) 하드웨어 특성상 방향키를 한번 누르면 다른 키를 누르기 전까지 계속 이동하는 특성이 있음 |
FM77AV | 엔딩을 제외한 그래픽은 100% PC-8801과 같음. 엔딩은 새로운 그래픽으로 만들어짐 (MSX2와 같음) 리메이크 나오기 전까지 최종보스전 음악이 풀버전으로 나오는 유일한 버전 |
MSX2 | 당시 한국에서는 가장 처음 접할 수 있었던 이스 모든 그래픽을 완전 새로 그린 첫번째 이식작 화면 비율 차이로 보스전을 치루는 방 넓이가 원작보다 좁아졌음 PSG 음원을 지원하며 일부 곡은 PSG 버전 오리지날곡으로 대체 엔딩은 FM77AV와 같음 |
↑ 여기까지 열거한 버전이 원작을 만든 개발진이 직접 이식 작업을 한, 이른바 완전 이식 버전에 해당됩니다. | |
패미콤 | 레벨디자인, 밸런스, 맵구조 모두 원작과 다름. 원작의 일부 아이템 삭제 및 원작에 없는 이벤트들 추가 일부 보스가 새로운 오리지날 보스로 대체 |
세가 마스터시스템 | 신전, 폐광, 다암의탑 맵구조가 원작과 다름. 북미판은 PSG, 일본판은 FM음원 지원 |
IBM-PC | MSX 다음으로 한국 고전게이머들이 가장 많이 접했던 이스 EGA 그래픽 기반으로 그래픽 퀄리티는 낮은편 그 외 게임 내용은 PC-8801 원작을 충실히 이식했으나 전투감각은 좀 다른 느낌이 있음 PC스피커 음원만 지원하여 모든 이식기종 중 가장 저퀄리티 음악 |
애플2 GS | 그래픽, 게임 내용은 IBM-PC와 같으며 속도감은 느리고 음악이 더 좋아진 것이 차이점 |
PC엔진 | 이스 1,2 합본으로 제작. 모든 이식작 중 이스1의 경험치/레벨이 이스2로 이어지는 유일한 작품 이에따라 레벨 밸런스가 원작과 많이 다름 일부 설정이 원작과 다르게 바뀜 처음으로 CD 미디어를 사용해 대량의 비주얼과 음성지원, CD음악을 지원 |
X68000 | 인물 일러스트가 불호 느낌이 많은편 레벨 밸런스가 원작과 다름, 원작의 일부 아이템 삭제 일부 지역의 맵구조가 원작과 다름 게임 내 텍스트를 모두 새로 만들었음. 관련해서 정령신앙, 성전사, 마을간의 대립 등 원작에 없는 설정이 다수 추가됨 |
세가 새턴 | 팔콤 클래식에 수록 리메이크 전까지 원작 기반 이식작 중 가장 마지막으로 나온 기종 당연히 그래픽은 이전까지 나온것들 중 가장 뛰어나지만 음성은 지원하지 않았음 처음으로 대쉬 기능과 대각선 이동을 지원 |
윈도우(이스 이터널) | 처음으로 나온 리메이크 작품 원작과 리메이크의 차이점은 열거하면 너무 많아서 생략, 위키 같은 외부사이트 정보를 참고하세요^^; 바뀐 점은 많지만 대부분의 맵 구조/레벨 밸런스는 원작과 같음 |
윈도우(이스 완전판) | 이스2 이터널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스 이터널을 리뉴얼한 작품 그래픽을 거의 다 새로 고쳤고 전투 감각도 많이 바뀌었음 이후에 이식된 버전들은 모두 이 이스 완전판 기반으로 만들어짐 |
플스2 (이스 이터널 스토리) | 완전판 100% 이식의 이터널 모드 / 신규 요소를 추가한 이터널 스토리 모드 선택가능 레벨 밸런스가 완전판과 다름 각 무기 / 반지 아이템마다 특수능력 + 콤보시스템 추가 콜렉션 요소를 위한 신규 캐릭터 / 아이템 추가 음성 지원 |
닌텐도 DS (이스 DS) | 모든 배경을 3D 기반으로 리뉴얼, 다만 퀄리티는 DS 스펙 특성상 단순한편 모든 이식작 중 유일하게 몸통박치기가 아닌 칼질 전투로 진행 레벨 밸런스가 완전판과 다름 새로운 전투지역+보스 추가 |
PSP (이스 크로니클즈) | PSP해상도,화면비에 맞게 UI 변경 인물 일러스트 변경 배경음악 새로 어레인지 PC로도 역이식 되었으나 PSP의 해상도, 프레임을 그대로 가져와서 차별점이 없음 |
윈도우 (이스 크로니클즈+) | 완전판/PSP판 UI 선택가능 일러스트, 배경음악은 크로니클즈 기반 고주사율 디스플레이 지원 |
3. 보스전 비교 영상
이번에 플레이한 19기종에 관한 비교를 영상으로도 만들어봤습니다.
이부분은 어떤 내용을 영상으로 남길지 고민한 끝에 아무래도 이스의 꽃은 보스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게임에 등장하는 7마리의 보스 전투를 19기종으로 직접 플레이한 영상으로 만들어봤습니다.
더불어 각 기종별 보스의 난이도도 주관적인 시점에서 평점을 매겨봤습니다.
상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 보세요.
(아래의 목록을 클릭하면 각 보스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4. 엔딩 비교
원작의 엔딩은 다암의 탑 전경을 보여주면서 시점이 천천히 하늘로 올라가 흐릿하게 보이는 천공의 이스 왕국을 보여주면서 후속작을 암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리메이크를 포함한 대부분의 이식 기종도 같은 내용으로 구성되었으며
예외로 FM77AV, MSX2 판은 탑 정상에 서있는 아돌을 보여주는 새로운 비주얼로 바뀌었고
마스터 시스템판은 스샷으로 올린 이미지 한장만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닌텐도 DS는 내용은 같지만 DS의 2화면 디스플레이를 활용하여 듀얼모니터 처럼 세로로 긴 화면을 보여주는 연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PC엔진판의 경우는 유일하게 이스1 엔딩이 존재하지 않고 이스1 파트를 클리어하면 바로 이스2 오프닝으로 넘어가는 구성입니다. (위에 올린 PC엔진 스샷은 이스2 오프닝에서 가져왔습니다)
5. 가장 어려웠던 기종은?
난이도를 보스전과 게임플레이로 나눠서 생각해보면
보스전이 가장 어려웠던 기종은 이터널 > X68000 > 세가 새턴이었으며
(나이트매어 난이도까지 포함하면 크로니클즈+ 가 더 어려움)
전체적인 게임 진행+공략이 가장 어려웠던 기종은 패미콤판과 마스터시스템판이었습니다.
이 두 기종은 제가 실기 시절에 초반 단계에서 좌절해서 엔딩을 보지 못한 기종이기도 했고
이들의 공통점은 원작과 맵이 완전히 달라서 다른 기종들을 플레이하면서 맵을 외우다시피 한 지식이 거의 도움이 안되었다는 점과, 이스 전투의 특징인 몸통박치기 할때 정면이 아닌 옆으로 비껴서 때리면 일방적으로 때릴수 있는 테크닉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레벨노가다 하다가 어이없이 죽은 경우도 많아서 다른 기종보다 플레이 시간도 오래 걸렸고 도중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었네요.
패미콤판의 경우는 체력의 자연회복 속도도 엄청 느려서 이 또한 힘들었습니다.
6. 음악이 가장 좋았던 기종은?
레트로 감성의 기준으로는 원작 PC-8801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1987년이라는 시대에 이정도 음악을 들으면서 게임을 접했던 사람들의 충격은 어땠을지 저로서는 직접 경험하지 못해서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고 생각될 정도네요.
요즘 감성의 기준으로는 PC엔진, 세가새턴, 크로니클즈가 가장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PC엔진판은 나왔던 시대를 감안하면 시대를 초월했다고 생각하네요.
이 셋 간의 비교는 취향 차이가 되어 우열을 가리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7. 마치면서
이렇게 올드 이스 팬으로서 모든 기종 클리어라는 개인적인 업적작(?)을 달성해봤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해본것들 중 어느것이 가장 재미있었나, 혹은 가장 좋으냐에 관해서는 따로 이야기를 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모두 옛날 고전게임 반열이기도 하고 다들 장단점과 개성이 있는 버전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여러분이 가장 추억이 많았던 버전이 가장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되네요.
이번에 플레이하면서 이스에 대한 뽕은 뽑을대로 뽑은것 같아서 아마도 이것을 마지막으로 제 게임 인생에서 고전 이스 게임을 다시 제대로 플레이할 일은 없을것 같습니다^^
플레이하면서 모든 기종 세이브 데이터 등도 단계별로 저장해놓고 아카이브 처럼 보관해서 나중에 필요한 자료가 있을때 활용해볼 생각입니다.
이어서 이스2도 같은 식으로 모든 기종 플레이 도전을 계획하고 있는데
확실한건 이스3나 그 이후 후속작들은 이런식으로는 못해볼것 같네요. 후속작들은 제게 있어서 이스1,2만큼의 애정이나 추억은 부족하다는 것이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