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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기기 잡설

잘못된 노트북 정보로 인해 업체가 부당하게 욕을 먹은 케이스

저는 노트북 정보는 항상 정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기간동안 노트북 정보 사이트나 관련 커뮤니티에서 유저들이 잘못된 정보나 불확실한 루머에 휘둘려져

포기하지 않아도 될 제품의 구매를 포기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를 겪는 안타까운 경우를 여러번 지켜와봤기 때문이죠...

정확한 노트북 정보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기 위해 제가 옛날에 겪은 이야기들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2008 년 경에 있었던 일입니다.

아마도 국내 유저들은 그 이름을 말해줘도 전혀 모를 일본의 한 중소업체에서 노트북을 하나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별로 대단한 제품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UMPC에 들어간 A110 CPU를 12인치 노트북에 넣었다는 점이 좀 특이했을 정도이고

국내에서도 당시 OEM 제품으로 모업체가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의 Akihabaranews.com 이란 사이트서 이 제품을 "맥북에어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제품" 이라는 제목으로 소개기사를 올렸습니다.

(참고로 저 Akihabaranews.com 이라는 사이트는 제목만 보면 일본사이트로 보이지만 서양사람들이 운영하는 영어권 사이트입니다)

그리고 국내 모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이곳의 기사를 인용한 내용으로 새소식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 글이 올라오자 댓글들의 반응은 폭발적으로 저 노트북과 노트북을 만든 업체를 까는 글들이 계속되었습니다.

"맥북에어에 대항하기 위해" 라는 문구 때문이었죠.

"어디서 감히 저런 스팩으로 맥북에어에 대항한다는 말을 함부로 하는가, 역시 일본놈들은 개념이 없다" 대충 이런 분위기였죠.

분위기에 편승하여 그냥 일본업체라는 이유만으로 까는 글도 있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저 "맥북에어에 대항하기 위해" 라는 문구는 Akihabaranews.com 에서 멋대로 붙인 문구이고 저 노트북을 만든 제조사는 그 어느 홍보문구와 보도자료에서도 맥북에어를 언급한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사실을 강조하고 "저 회사는 아무 잘못 없다. 잘못은 Akihabaranews.com 에 있다" 라는 내용의 댓글을 올렸으나 그 까는 분위기는 멈추지 않고 제 말은 씹혔으며 사람들은 계속해서 저 노트북 업체만 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새소식 글 자체가 다른 글들에 묻혀서 내려가고 나서야 더이상의 댓글은 없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사람들 머리속에는 저 일본업체는 개념없는 업체로 뇌리에 남은채로 끝났고 Akihabaranews.com 의 잘못에 관해서는 저 혼자 외에는 아무도 지적을 하지 않은채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 일본 중소업체가 내수시장에서만 장사하는 업체라 국내에 모습을 보일 가능성은 전혀 없기 때문에 한국사람들이 저 업체를 까도 실질적으로 업체가 피해를 입을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만의 하나 저 업체가 나중에라도 한국 진출을 준비한 경우라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그때 깠던 유저들은 그 업체의 이름을 듣고 그때의 일을 기억하게 되어 안좋은 선입견을 가지게 될겁니다.

요즘처럼 소셜네트워크가 업체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줄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에는 이와같이 안좋은 선입견으로 인한 입소문은 업체에게 피해를 입힐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는 할수 없을 겁니다.



여튼 저는 저 일을 겪은 후 저 Akihabaranews.com 이라는 사이트에서 나오는 정보는 절대로 신뢰하지 않게 되었고 제가 찾거나 올리는 정보에서 저 사이트에서 인용하는 일은 두번 다시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그때 뿐만 아니라 요즘에도 조금 얇고 가벼운 노트북이 새로 나온다고 하면 "맥북에어에 대항하기 위해 출시했다" 이런식의 문구가 국내 언론 뿐만 아니라 해외 언론에서도 아주 쉽게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는 앞에 일을 겪은 것 때문에 이런 기사들도 정말 싫습니다.

신제품 정보는 객관적이어야 합니다. 그 제품이 맥북에어에 대항하는 제품으로 보이는지 아닌지는 객관적인 제품 정보를 보고 유저들 개인의 생각과 판단에 맡겨야 하는 부분이지
제작사나 개발자가 공식적으로 "우리 제품은 맥북에어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었다" 이런 언급을 하지 않는 이상 신제품 정보 기사에서는 (특히 기사 제목에는) 언급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의 기사는 유저들의 관심과 댓글을 끌어모으기 위해 말장난을 하는 말초적인 3류 찌라시 기사와 같은 수준임을 스스로 자처하는 행위로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우습고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같은 커뮤니티에서 똑같은 제품에 관한 신제품 정보글이 두번 올라온적이 있었는데 하나는 단순한 정보글이었고 하나는 제목에 "맥북에어" 가 언급된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조회수와 댓글은 후자가 훨씬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