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에피소드
2006년 쯤에 있었던 일입니다.
노트북을 기변하다가 국내 모사의 노트북을 구입한적이 있습니다.
이 노트북의 특징이 그당시 가볍고 슬림한 노트북의 대세인 내장그래픽이 아닌 별도 그래픽칩이 들어가있어서
그당시 쓰던 노트북이 좀 무거운 것이어서 돌리던 게임도 잘 돌릴수 있으면서 더 가벼운 노트북을 쓸수 있을것
같은 제품이라고 판단해서 기변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노트북을 구입후 게임을 몇번 돌려보다가 이상한 위화감이 들었습니다.
위의 이미지는 일반적인 게임 스샷에 그당시 제가 느꼈던 위화감을 이미지로 표현한 것입니다. (첫번째 스샷이 원래 이미지고요)
위의 이미지들 처럼 위쪽이 어둡게 되거나 아래쪽은 화면이 허옇게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액정 각도를 아무리 조절해도 이 밝기를 맞출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각도를 잘 조절해도
두번째 이미지처럼 위쪽의 색깔이 잘 나오면 아래쪽이 어둡게 나오거나
세번째 이미지처럼 아래쪽의 색깔이 잘 나오면 위쪽이 어둡게 나오거나
여튼 위와 아래쪽의 색깔이 절대로 균일하게 맞춰지지 않았습니다.
전에 사용했던 노트북들은 전혀 이런 현상이 없었고요...
이것 때문에 게임을 돌리는데 신경쓰여서 게임도 제대로 즐기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였습니다.
게임도 그래픽을 감상해가면서 하는건데 그래픽이 본래 표현해주는 색깔을 균등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아래위가 다른 밝기가 나오니깐 말이죠...
결국 그 제품을 A/S 를 들고가서 액정 교환을 했지만 교환한 액정도 똑같았습니다.
결국 "이 제품의 액정은 원래 이런 거다" 라는 답변을 듣게 되었습니다.
액정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주장하면서 환불도 요청해봤지만 먹히지 않았고
결국 눈물을 머금고 그 제품을 오랜기간 써보지도 못하고 중고로 내놓아버렸습니다...
2. 저질액정...하지만 지금은 표준액정?
위와 같은 일을 겪은 후에 저는 노트북의 액정 시야각에 민감해지기 시작했고
관심있는 새로운 노트북이 나오면 매장을 돌아보면서 전시되는 노트북 액정의 시야각 쪽을 자세하게 살펴보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느낀 것은 의외로 많은 수의 노트북이 제가 위에 느낀것과 같은 아래쪽과 위쪽의 색깔 밝기가 다르게 나오는 류의 액정이었습니다.
우연이었는지 제가 그때까지 사용한 노트북들의 액정이 모두 좋은 액정만 사용한 제품이었단 말이죠...
물론 제가 쓴 노트북 중에서도 액정의 위아래 밝기 차이가 조금은 있었던 것도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서두에서 말한 스트레스를 느낄 정도의 액정은 그 제품이 처음이었고
그런 수준의 액정을 사용한 제품들이 의외로 많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액정을 사용한 제품이 점점 많아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넷북" 과 "울트라 씬 노트북" 이라는 개념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런 종류의 노트북은
95% 이상이 그런 안좋은 액정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소니 노트북이 이러한 면에서는 눈에 띄었는데
과거 클리어블랙 액정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소니 노트북들은 소수의 저가 모델을 제외하고는 거의다가 액정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소니 노트북 액정은 몇몇 프리미엄 모델들을 제외하면 이런 안좋은 액정의 비중이 이전보다는 크게 높아졌습니다.
보통 소니노트북은 액정이 좋다고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는것 같은데 이제는 그런 인식도 고쳐야 할것 같습니다...
옛날에 비해 이런 액정의 사용 비중이 많아진 이유는 계속해서 내려가는 노트북의 가격과 관계있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액정이 저질인것은 당연히 액정 가격이 싼것이니까 그런 액정을 사용해 가격 절감에 기여를 하는 것이겠죠...
특히 넷북 류의 저가격 노트북은 이렇게 싼 액정은 가격을 줄이기 위한 필수요소 였을 겁니다...
이 글에서 저는 이런 종류의 액정을 감히 "저질액정" 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느끼는 바로는 요즘 출시되고 있는 노트북 액정의 80% 이상은 이런 저질액정입니다.
넷북과 울트라씬 노트북은 앞에서 말했듯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수 있고요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이런 액정을 가진 노트북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것은
80% 이상의 유저는 이런 액정에 특별히 불만없이 쓰고 있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혹은 안좋게는 느끼지만 노트북 액정은 다 이렇다고 생각하고 어쩔수 없이 쓰고 있거나요...
아, 물론 노트북을 쓰는데 외부모니터를 연결해서 주로 사용하시는 분들도 해당사항이 없을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노트북을 써오면서 외부모니터로 실사용을 해본적은 거의 없어서요...
실제로 인터넷이나 문서작업 같이 밝은 화면 위주의 용도로만 사용하는 경우는
이런 액정의 시야각 차이를 별로 느끼지 못할수도 있습니다.
이 저질액정의 특성은 어두운 색깔을 주로 사용하는 영화나 게임 같은데서만 잘 나오기 때문이죠...
한가지 오해가 없으셨으면 하는 것이
"왜 노트북에서 시야각이 중요한가요? 어차피 노트북은 정면에서만 보고 쓰는데 시야각은 별 문제 안되는것 아닌가요?
이 글을 보고 이런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을것 같은데...
저질액정이라는건 단순히 시야각이 좋지않은 액정이 아니라
"정면에서 똑바로 봤는데도 액정 상하단의 밝기가 균일하지 않은 액정"을 말하는 겁니다.
다시말해서 최적의 시야각이라는 것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액정이라는 이야기죠.
사실 이런 액정 시야각을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저질액정에 큰 불만 없는 유저들에게 특별히 뭐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가지 이해가 안가는 것은....
특히 한국 노트북 유저들은 노트북 스팩 따질때 그래픽카드 상당히 까다롭게 따지는 경향이 많죠.
그런데 좋은 그래픽카드로 하는 일은 한정되어 있죠. 그래픽 작업 혹은 "게임" 이겠죠...
그런데 그래픽카드가 좋아서 게임이 잘 돌아가면 뭐합니까?
화면 아래쪽에 나오는 애들이 허옇게 나와서 좋은 게임 그래픽을 좋지 않게 봐야 하는데 말이죠...
왜 액정은 그래픽카드 만큼 그렇게 까다롭게 따지지 않는지는 참 의문입니다....
여튼 여기서 이런저런 말을 해도 현실은 이런 저질액정이 현재 노트북의 "표준액정" 이라고 불릴수 있을 정도로
그 비중이 높다는 것은 어쩔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도 함께 인지하셨으면 합니다.
(실제로 모 노트북 리뷰 사이트에서도 이런 류의 액정을 "일반적인 액정" 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3. 저질액정을 구별하는 법?
이전부터 액정 시야각에에 민감하셨던 분,
혹은 이 글을 읽고 앞으로 노트북 액정에 신경써야 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제가 노트북 체크할때 사용한 방법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여기서 저질액정이라는 것의 정의에 관해서 다시 한번 정리하면
(단순히 액정을 위아래나 좌우에서 봤을때 색깔이 이상해지는 시야각이 안좋은 액정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상태에서 색상 밝기를 맞출려고 액정 각도를 낮추면 아래쪽의 색깔이 위쪽보다 허옇게 보이고 (흔히 물빠진 색깔이라고도 하죠)
각도를 높이면 위쪽의 색깔이 아래쪽보다 어둡게 보여서
위아래의 색깔이 아무리 액정 각도를 맞춰도 동일하게 안나오는, 최적의 시야각이 존재하지 않는 액정입니다.
이 특성은 밝은 원색 계열의 색깔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어두운 파랑이나 녹색 등, 주로 어두운 계열 색상이나
살색 등 연한 계열의 색상에서 주로 나타납니다.
검은색을 표현할때 액정 하단이 회색에 가깝게 허옇게 되는것도 저질액정의 특성입니다 (빛샘과는 별개의 현상입니다)
물론 좋은 액정도 상하단의 밝기가 아주 미세한 차이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밝기 차이가 아주 심한 액정들이 이 글에서 말하는 저질액정의 기준입니다.
(차이가 심하다는 것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기준이라 그 기준에 관해서 설명하기는 힘듭니다. 앞에서 시야각을 받아들이는 것은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다고 말한 것도 그때문이죠)
또한 액정 자체의 색표현 능력 같은건 저질액정 기준과는 별개의 사항입니다.
색상 표현은 좋은데 시야각이 저질인것도 있으면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것이죠...
(대부분이 양쪽다 좋거나 양쪽다 안좋긴 합니다만...)
그리고 주의할점은 액정 밝기와 백라이트 종류는 저질액정과 관계없습니다.
다시말해 액정 밝기가 아주 밝다고 광고하는 노트북이나 LED백라이트를 쓴 노트북이라고 하더라도 액정 패널 자체가 저질액정이면 역시 시야각은 안습하다는 거죠.
그 외 아주 소수 노트북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IPS액정을 사용했다면 저질액정일 가능성은 없습니다.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서는 이러한 밝기 차이의 특성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도 주의해야 할 점입니다.
이건 사람 눈과 카메라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건지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리뷰사이트 같은데서 노트북 액정 찍은 사진 보니까 아래위의 밝기 차이가 안보여서 저질액정이 아니다 라고 판단하면 안된다는 것이죠...
위에 찍은 사진은 확실히 저질액정이라고 인지되는 넷북에서 찍은 사진인데
같은 거리에서 실제 눈으로 보면 상하 밝기 차이가 분명히 나는데 사진에서는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실 대충대충 찍으면 아래쪽이 허옇게 나오게 찍힐수도 있는데 아주 잘 찍으면 같은 액정인데도 잘 티가 안나게 찍히기도 합니다.
제품 홍보사진이나 리뷰사진 같은건 대부분 아주 잘 찍는 부류겠죠...
또한 실제로 전시된 노트북의 액정을 확인할때 거리가 떨어진 상태에서 보면 안됩니다.
사람 눈과 노트북의 거리가 멀리 떨어지면 그만큼 각이 좁아지기 때문에 저질액정이라도 시야각이 나쁜 특성이 잘 보이지 않게 됩니다.
반드시 실제로 노트북을 책상위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것을 가정한 거리를 맞추어서 가까이 접근해서 액정을 봐야 합니다.
과거 OS가 XP시절일때는 이 저질액정을 구분하는 쉬운 방법이 있었습니다.
인터넷 창 같은걸 띄워놓고 창 제목이 표시되는 파란색의 상태바와
맨 아래의 상태표시줄이 표시되는 파란색의 상태바의 색깔이 비슷한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저질액정은 액정 각도를 최적으로 조정해도 이 양쪽의 색깔이 밝기 차이가 크게 다르게 나옵니다.
액정 각도를 낮추면 아래쪽의 파란색이 위쪽보다 허옇게 보이고
각도를 높이면 위쪽의 파란색이 아래쪽보다 어둡게 보이죠...
(위에 올린 이미지 중에 첫번째 이미지가 원래의 스샷, 두번째 이미지가 저질액정에서 보이는 상황을 가정하여 수정한 스샷입니다. 두번째 스샷은 위와 아래의 파란색 바의 밝기차이가 있는것을 확인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OS가 비스타나 윈도7로 넘어가면서 XP와 같은 파란색의 상태바가 사라져서 요즘 노트북에는
이 방법은 쓰기 어렵습니다.
또한 웹페이지 중에 완전 검은색이 아닌, 검은색에 가까운 회색이나 파란색 계열의 글자를 사용하는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위쪽에 표시되는 글자보다 아래쪽에 표시되는 글자가 조금 연하게 나오는 현상이 나오면 저질액정입니다.
하지만 글자로 확인하는 것은 이미지로 확인하는 것보다 티가 덜 나기 때문에 정확한 확인이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그외에도 어둡고 검은색의 비중이 많은 이미지를 액정 전체화면에 표시시켜놓고
액정 아래부분의 검은색이 허옇게 뜨는지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허옇게 뜨는 것을 제대로 된 검은색으로 보이게 할려면 위해 액정 각도를 올려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이번에는 이미지 위쪽에 있는 색깔이 어두워지거나 반전되는 현상이 나오면 그것도 저질액정입니다.
저도 위와 갈은 이런저런 방법을 사용해왔는데 사실 위의 방법들이 매장에서 노트북을 볼때는
실제로 확인하기 힘든 방법이 많아 좀 더 편하게 확인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테스트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테스트 페이지 주소 : http://loa1.x-y.net/lcdtest.htm
사용방법은 위 링크의 페이지를 열고
(IE기준) F11키를 눌러 전체화면으로 배경이미지를 화면전체에 표시시킨 후에
액정 각도를 조절해서 화면 위쪽과 아래쪽의 색상 밝기가 동일하게 나오도록 각도를 맞춰보시면 됩니다.
저질액정의 경우는 아무리 각도를 잘 맞춰도 위의 이미지들처럼 화면 위쪽과 아랫쪽의 밝기가 동일하게 나오지 않습니다.
사실 이 현상은 노트북 액정 뿐만이 아니라 일반 LCD모니터 액정 중에서도 TN방식에 화면 크기가 크고 질이 안좋은 액정에서도 확인할수 있습니다. (그 차이는 노트북 저질액정 보다는 덜하지만요)
저의 이 경험담과 확인 방법이 좀 더 좋은 액정을 찾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긴 글을 이만 마칩니다.
글 중간에 밝혔듯이 노트북 액정의 시야각을 인지하는 것은 개인차가 큽니다.
이 글은 제가 만족하는 기준으로 판단한 내용이고 제 기준을 다른 분들께 강요할 생각은 없다는 것도 밝힙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바라는 바는 이제는 일반적인 노트북 액정도 좀 좋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광시야각 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정면을 볼때 균일한 색상을 표현할수 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