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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일본 오사카 고전게임 오락실 탐방기 (1)


지난 2017년 연말, 일본 오사카 여행을 갔다왔었는데 이때 계획했던 여행목표 중 하나가 오사카에 있는 고전게임 오락실을 탐방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토쿄에서는 맨 처음 여행 갔을 때부터 고전게임 오락실을 찾았고 이후로 여행 갈때마다 들렸었는데 

오사카는 지금까지 여행을 한번밖에 못가봤고 그때는 고전게임 오락실 있다는 걸 알지 못해서 특별히 찾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러다가 인터넷에서 일본 게임쪽 사이트를 검색하다가 오사카에도 고전게임을 돌리는 오락실이 여러곳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이트에 올라온 정보를 정리한 후에 이번 여행 때 갔다오게 된 것입니다.

80~90년대 오락실 고전게임의 추억이 있으신 분들 중에 오사카 여행을 생각하고 계신 분은 이 내용을 참고로 한번 방문해 보시면 재미있으실 겁니다.







● 난바 지역

고전게임 오락실을 찾으러 떠난 첫번째 지역은 오사카의 번화가 중 하나인 난바 지역 + 덴덴타운이 있는 닛폰바시 지역입니다.

지도 숫자로 표시된 장소가 뒤에 하나씩 설명할 오락실들의 위치입니다.
(지도에 별표 표시한 장소는 글 맨 끝에 언급하겠습니다)




1. 게임게임


간판에는 게임게임이라 적혀있는데 구글검색으로 찾아보면 대스타(大スター) 라고 되어있는 곳입니다.
난바역 인근에 있는 곳이며 게임은 2~30대 정도 있습니다.

내부 분위기는 꽤나 허름한 곳이며 게임기들도 좀 오래되었거나 지저분한 느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오히려 옛날 허름한 동네오락실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요금은 100엔입니다.
제가 왔을때는 평일 낮시간대라 그랬는지 게임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고 점원도 보이지 않아 뭔가 삭막한 분위기였습니다.
게임들 둘러보고 나니까 다른 손님이 한명 들어와서 게임 하기 시작하더군요.

이곳은 인터넷발 정보에 따르면 주인장 기분에 따라 오픈하지 않는 날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락실 바깥부터 이런 옛날느낌이 나는 기계가 보였습니다.

이건 승리하면 경품을 주는 가위바위보 게임인데

옛날 한국 오락실에도 저것과 형태는 다르지만 이기면 돈이나 경품을 주는 가위바위보 게임들이 있었죠.






이 오락실에서만 볼 수 있었던 게임중에 이와 같은 테이블형 게임들이 몇개 있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게임은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은 갤러거 네요.

기기마다 재떨이가 놓여져 있는 것이 이 오락실은 흡연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러주고 있습니다.






처음보는 특이한 캐비넷 형태의 야구게임도 있었고






동키콩 같은 1981년대 옛날게임 부터...






미스터 드릴러, 로드런너, 화투게임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킹오브 파이터 등 80~90년대 나왔던 게임들이 구동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남코 클래식에 있는 랠리X를 즐겨봤습니다.
국내에서는 방구차 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게임으로 남코 클래식에서는 오리지날, 리메이크 버젼을 선택해서 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리메이크 버전)






2. 난바힐즈

빅카메라 난바점 인근에 있는 오락실로 최신게임 위주의 오락실이나
격투게임 위주로 고전게임이 몇대 있으며 이 고전게임들은 50엔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레어한 옛날 게임은 없어서 딱히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3. 대전의 명당 자리가니

뒤에서 설명할 '자리가니' 의 분점으로 보이는 곳 중 하나입니다.
덴덴타운 안쪽 골목에 위치하고 있고 게임은 20대 정도 있었습니다.
게임 요금은 100엔입니다.
여기서 봤던 게임들은...




마리오 시리즈 (동키콩, 마리오 브라더스, 슈퍼 마리오) 가 나란히 있었고






스트리트 파이터1, 죠죠의 기묘한 모험, 버추어 파이터 2등의 격투게임들도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2의 개조버전 (승룡권 쓰면 파동권이 무더기로 나가는) 도 보였습니다. 이걸 일본에서는 '레인보우' 버전이라 부르더군요.

여기서는 스트리트 파이터 1을 해봤습니다. 현역때도 오락실에서 해본 게임이었지만 아무리 비벼도 파동권이 잘안나가는건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더군요..






4. 타이토 스테이션 닛폰바시점

덴덴타운 지나가다 보면 눈에 보이는 오락실입니다.
(사진은 문 열기전 아침일찍 찍은거라 문이 닫힌 모습입니다)
여기는 기본적으로 최신 게임만 구동하고 있는 오락실이라 저도 지나칠뻔 했는데

맨 윗층으로 올라가니까 고전게임 몇대가 구동되고 있었습니다.






사진과 같이 13대 정도의 고전게임들이 돌고 있었습니다.
그중에 위쪽 사진에 있는것은 기간한정으로 10엔(!)으로 플레이가 가능한 기기들이었습니다.
(기간한정이니까 아마도 지금은 돌지 않겠죠)
그 외 게임들은 요금 100엔입니다.

여기에는 스트라이커1945, 알타입, 상하이, 퍼즐버블, 스트리트파이터 제로3 등의 게임이 있었습니다.








● 에비스히가시 지역

난바에서 덴덴타운을 거쳐 남쪽으로 내려오면 바로 갈 수 있으며
오사카 랜드마크 중 하나인 츠덴카쿠(통천각) 타워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1. 자리가니

덴덴타운에서 츠텐카쿠로 이동하는 길에 있어서 이쪽 동선으로 여행경로를 잡으신 분들도 많이 보셨을 곳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오사카에 있는 고전게임 오락실 중에 가장 규모가 큰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2016년에 개장되어서 다른 곳들에 비하면 시설도 비교적 깨끗한 곳입니다.
요금은 100엔입니다.

업소이름의 자리가니는 일본어로 가재(민물가재) 를 말하는데
오락실 이름에 이런 이름이 지어진 것은 사연이 있다고 합니다.

이 오락실 업주는 어느 할머니 분인데,
(지금은 돌아가신) 그 할머니의 남편 되시는 분이 어렸을 적에 가재를 잡으러 다니는것을 좋아했고
소싯적에는 고전게임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 남편분이 돌아가신 후 그분의 유지를 잇고싶다는 뜻으로 이러한 오락실을 열었다고 하는군요.


다른 오락실들과는 달리 입구 간판부터 고전게임 컨셉을 어필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입구에는 호빵맨 경품게임과 크레인을 조종해서 캡슐을 건져올리는 경품게임이 있었습니다.

오른쪽에 고르고 형님이 매의 눈으로 째려보고 있는 뒤쪽에는 고르고13 건슈팅 게임이 있었습니다.




 


앞에 오락실들에도 있던 게임이지만 여기에도 동키콩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동키콩 이야기를 조금 해보면

저도 오락실에서 직접 봤던 게임이지만 한국에 나왔던 것들은 오리지날 동키콩이 아닌 

해적판에 해당하는 '크레이지 콩' 버전들이었습니다.

오리지날과는 사운드, 일부 색깔, 캐릭터 배치 등이 조금씩 달랐죠

그래서 저도 오리지날 동키콩은 이곳 오사카에 와서 처음 봤습니다.





여기 오른쪽에는 동키콩으로 엄청난 하이스코어를 낸 사진을 찍어놓았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이 기록 깰수 있겠습니까?' 라고 적어놨네요.





그래서 도전하는 김에 여기서 한번 동키콩을 플레이 해봤습니다.

옛날에 하던 감각은 남아있어서 1회차는 어떻게 클리어 했는데 그 이후로 오래 못가서 게임오버.

결국 저 위에 있던 최고기록은 근처에도 가지 못했습니다.ㅠㅠ






동키콩의 반대편에는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팩맨' 이 있었습니다.

저도 팩맨이 처음 나온 시절에 오락실에서 직접 봤었지만

위의 동키콩과 비슷하게 한국에 있던 팩맨 게임들도 그래픽과 사운드가 변형된 해적판들이 많았습니다.

그나마 오리지날판은 소수의 오락실에서 하나둘 정도 봤었고요.


요즘은 한국 오락실에서도 대형 전광판에 오리지날 팩맨을 돌리는 게임이 들어온게 있어서 더이상 레어한 게임은 아니게 된것 같네요.






그외에도 여기 오락실은 많은 고전게임들이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각 게임마다 게임이 나온 연도와 간단한 소개를 종이에 써붙여 놓았습니다.


사진과 같이 버추어 파이터 1,2,3 시리즈가 사이좋게 놓여 있었고







왼쪽은 설명이 필요없을 유명한 게임 '더블 드래곤' 이고요,


오른쪽은 잭키찬(성룡)을 소재로 한 모탈컴뱃같은 실사캐릭터가 나오는 대전게임인데

정작 선택가능한 캐릭터에 성룡은 안나오는 묘한 게임이었습니다.






이것도 한국에서는 삼국지2로 유명했던 캡콤의 '천지를 먹다2'

한국 오락실에 나왔던 기기는 음악이 제대로 안나온다던가 같은 해적판들이 많았는데 여기서는 제대로 된 음악으로 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 옆에는 스파르탄 X 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이 처음 나왔을때 특이한 추억도 좀 있었는데

나중에 별도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맨 오른쪽은 '슈퍼 콘트라'

가운데에 있는것은 '쇼군 워리어즈' 라는 좀 마이너한 격투게임인데 옛날 오락실에서 본적이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왼쪽은 어떤 게임인지 알지 못했네요. 저도 오락실에서 보지 못했던 게임이었습니다.







여기에는 '그라디우스' 1~4까지 시리즈가 모두 있었습니다.

다만 이 오락실에는 자동발사 같은 기능은 없어서 직접 플레이해봤는데 쉽지 않았더군요

(도쿄에 있는 고전게임 오락실에는 스틱 버튼 자체에 자동발사 전용 버튼이 따로 있는 기계들이 있어서 

이전에 그 기능의 도움을 받아 그라디우스 1을 끝까지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 게임은 당시 국내 오락실에는 '사무라이' 라는 제목으로 통했던 기억이 있는 게임입니다.

원제는 '애딸린 늑대' 라고 만화가 원작이고 영화나 드라마로도 나왔던 작품을 게임화 시킨 것입니다.






이 게임은 'HIGH VOLTAGE' 라고 저도 당시 오락실에서 봤던 게임입니다.

당시 체감형 게임이 아닌 일반 스틱 슈팅게임중 드물게 조종석 시점에서 전투하는 것을 구현했던 게임으로 기억합니다.

설명에 '국보급' 이라고 써놓은 것을 보면 일본에서도 현재 이 게임은 기판을 구하기 힘든 레어인 것으로 보이네요.






유명한 열혈 시리즈도 있습니다. 

열혈경파 구니오군과 열혈고교 도지볼부.






이 게임은 세계 최초의 대전격투 형태의 게임으로도 유명한 '공수도' 입니다.

정확하게는 그 후속작인 '대전공수도' 이군요.

공수도는 당시 한국 오락실에 일부 글자를 한글화 시켜서 '태권도' 라는 제목으로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스틱 2개로만 조작하는 특이한 조작방식을 사용하기도 했죠.


대전공수도는 전작에서 2인용 대전을 지원하며 다양한 배경이 추가되었고

대회에서 승리하는 것이 목표인 전작과는 달리 여자를 두고 싸운다는 기묘한 내용으로 바뀐 게임이었습니다.

이것도 한판 해봤는데 기술이 거의 기억안나서 1스테이지도 못이기고 게임오버 되었습니다. ㅠㅠ


사진에 소개한 게임들 외에도 다양한 고전게임들이 구동되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2. 뉴스타

위에 소개한 자리가나에서 츠텐카쿠를 지나 남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보이는 오락실입니다.
이곳은 사진에 보이는 외부 모습 그렇고 내부 분위기도 그렇고 
80년대부터 문을 열었는데 그 시절부터 계속 운영해온것 같은 분위기의 장소입니다.
게임은 특이한것은 없었고 테트리스, 컬럼스, 마작, 상하이 그외 80년대 중후반 게임들이 많았습니다.
요금은 50엔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 오락실에 들어갔을때 굉장히 인상적인 광경을 봤는데
여기서 게임을 하는 할아버님들이 굉장히 많았었습니다.

도쿄에 있던 오락실을 포함해서 제가 들렸던 일본의 고전게임 오락실에서는 물론 그 시절에 직접 게임을 즐긴듯한
4~50대 나이 좀 들어보이는 분들은 많이 봤었는데
딱봐도 60대가 넘으신, 머리가 하얀 할아버님들이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는 것은 여기서 처음 봤습니다.
그 광경은 마치, 국내의 공원에서 할아버님들이 바둑을 두면서 놀고 계시는 모습과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괜히 할아버님들 게임하시는게 폐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여기서는 내부 게임의 사진을 찍지는 못했고 그냥 게임 한두판만 하고 나왔습니다.






다음 소개할 두 곳은 츠덴카쿠로부터 남쪽으로 내려가면 나오는 쟌쟌요코쵸 라는 상점가 안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상점가 입구의 모습입니다.





3. 자리가니 분점

위에서 소개한 자리가니의 분점으로 보이는 곳입니다.
간판 위에 있는 글자는 "세계에서 가장 좁은 레트로 게임센터" 라고 적혀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공간은 정말 좁은 곳이고 설치된 기기도 9대 정도 밖에 없는 곳이었습니다.
돌리는 게임 종류도 위에서 소개한 자리가니 본점과 겹치는 게임밖에 없어서 고전게임을 찾기 위해 굳이 들릴만한 곳은 아니지만
굉장히 좁고 아담한 분위기는 다른 오락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곳이라 한번 지나가면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4. 카스가 오락장

이곳은 제가 갔을때는 사진과 같이 입구를 제외하고 셔터가 쳐져 있는 어수선한 상태였는데
나중에 정보를 찾아보니 이 오락실 밖에 설치되어 있던 기기에서 화재가 나서 한동안 영업을 중단했다가 
제가 여행오기 얼마전에 영업을 재개했다고 하더군요. 그때의 화재의 영향으로 입구쪽은 공사중인 상태였던것 같습니다. 다행이 내부는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간판도 없어서 업소 이름도 몰랐는데 여행 전에 인터넷에서 검색했을 때는 카스가 오락장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정상적인 외부 상태였을 때 사진은 위와 같습니다.

여기에도 약간 옛날 분위기가 있는 곳이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파칭코 기계들도 구동되고 있었습니다.
일반 게임 요금은 50엔입니다.

돌아가고 있는 게임들은 마작, 테트리스, 뿌요뿌요, 퀴즈게임, 격투게임 위주였고

타임 크라이시스, 하우스 오브 데드, 전차로 GO 등 고전 대형 기기들도 몇개 있었던것 같았습니다.


특히 이 오락실은 테트리스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오사카에 있는 테트리스 괴수들이 출몰한다고 하더군요.

또한 여기서 돌아가는 테트리스는 세가에서 만든 게임이 돌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오락실 테트리스 하면 아타리에서 만든것이 유명한데 일본에서는 아타리 테트리스가 수입이 안되었는지 일본 오락실에서는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모두 세가 아니면 아리카에서 나온 테트리스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여기에서도 할아버님 몇분이 게임을 하는 광경이 눈에 보였습니다.


게임 자체는 다른 오락실에서 본것과 라인업이 겹치는게 많아서 사진은 많이 못찍었고 몇가지 인상적인 게임을 소개하자면





한국에서는 '닌자 베이스볼 배트맨' 으로 유명했던 '야구격투 리그맨' 이 있었고






1981년에 나왔던 슈팅게임 '피닉스' 같은 올드한 게임도 있었습니다.
여기 있는 조이스틱은 한쪽이 8각 레버, 다른 한쪽이 4각 레버로 되어있는데 취향에 따라 원하는 레버를 선택해서 할 수 있는 배려도 보였습니다.


내용이 길어져서 글 두개로 나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