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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야기

[MSX] [PC88] 더 캐슬 클리어

 

 

 

(위쪽이 MSX판, 아래쪽이 PC88판 화면)

 

 

The CASTLE

 

1985 / 1986 ASCII

 

기종 : PC-8801 & MSX

 

사용기능 : 강제세이브

 

 

더 캐슬은 MSX유저분들이라면 거의 다 아실 유명 게임 중의 하나입니다.

왕자님이 마왕에게 납치당한 공주님을 구하기 위해 100개의 방으로 구성된 성을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풀어나가는 내용이죠.

특히 각 방에 있는 퍼즐을 푸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던 게임이었습니다.

저도 MSX 실기를 보유하던 당시에 카세트 테이프에 세이브를 해가면서 머리를 짜내어 엔딩을 봤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이 늙어버린 내 머리가 그 당시의 퍼즐을 아직도 풀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다시금 이 게임을 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조금 분위가가 다른 PC-8801(이하 PC88) 판을 잡고 시작했습니다.

목표는 공략 하나도 안보고 엔딩 보기!

 

그렇게 젊은 시절때의 지혜와 용기를 최대한 떠올리면서 공략을 보지 않고 공주를 구하고 클리어를 달성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클리어를 한 시점에서 한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거 내가 옛날에 플레이한 내용과 뭔가 많이 다른데?"

 

이건 세월이 너무 오래 지나서 옛날 내용을 잊어버려서 그렇게 느낀게 아니고 분명 뭔가 내용이 많이 달랐습니다.

그래서 이 의문을 풀기위해 이번에는 MSX 판을 잡아서 이것도 고생해가면서 클리어까지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 MSX판과 PC88판 더 캐슬은 맵 내용이 다르다. -

 

다만, 이것도 전부 다른 것은 아니고 1층과 지하 1,2층까지의 맵은 양쪽이 거의 비슷합니다.

 

 

 

 

위와 같이 세부적인 구성은 조금씩 다른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인 구조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초반 몇분 정도 플레이 하는 것으로는 이 두 기종의 차이를 별로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2층을 올라가기 시작하면 맵 내용 뿐만 아니라 전체 구조까지 완전히 달라집니다.

마치 캐슬과 캐슬 엑설런트가 맵 내용이 다르듯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 중 몇몇 방은 퍼즐 푸는 구성이 비슷하게 나오는 방도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풀이방법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난이도를 비교하자면 PC88이 MSX보다 쉽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PC88판의 맵은 퍼즐을 푸는 방의 비중은 적고 장애물을 피하는 등의 액션적인 요소의 방이 많은 편입니다.

다만 이런 방 중에는 적캐릭터 중에 날아다니는 불꽃을 어렵게 피해야 하는 방이 있는데 여기서 많이 죽었습니다.

 

 

 

예를들면 MSX판은 공주가 있는 방 바로 앞에 있는 방은

이와 같이 이 게임에서 가장 어려운 퍼즐이 기다리고 있는 반면

 

 

 

PC88판은 위와 같이 장애물만 피하면 되는 크게 어렵지 않은 방이 나옵니다. 

 

 

다만 PC88판은 진행에 자유도가 있는 편입니다.

MSX판은 정석적인 공략으로 진행하면 거의 외길진행인 반면에 PC88판은 몇가지의 루트로 나뉘고 그 중 어떤것을 먼저 지나가도 상관없는 구성이 나옵니다.

이중에는 지나가지 않아도 엔딩을 볼 수 있는 방들도 있습니다. 위의 스샷을 보면 엔딩 바로 직전인데 맵에 구멍이 난(진행을 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외 두 기종의 차이점을 열거해 보면...

- MSX판은 밀고 지나가는 벽돌이 아이템 (열쇠나 점수아이템)을 통과하지 못하지만 PC88판은 통과가능

- 산소통을 얻었을때와 무적상태에서 나오는 음악이 MSX와 PC88이 서로 반대로 나옴

- PC88판은 산소통 상태와 무적상태일때 왕자의 색깔이 바뀌지 않음. 시간이 다 되어갈때 음악이 빠르게 바뀌는 것도 없음

- PC88판은 빠르게 진행하는 키는 있는데 2단으로 빠르게 하는 키는 없음. 이때문에 공략 시간이 MSX보다 더 오래 걸렸습니다.

- MSX판은 요정을 구하면 빨간열쇠를 같이 얻는데 PC88판은 요정과 빨간열쇠가 따로 나옴.

 

 

 

MSX판의 요정 구할때 화면, 빨간열쇠를 얻는 간단한 연출이 진행됩니다.

 

 

 

PC88판의 요정 구할때 화면, 옛날 도트 그래픽으로 배꼽까지 묘사한 전라(!)의 요정 그래픽 한장으로 때우고 끝입니다.

이 요정 그래픽은 게임 끝날때까지 화면 우상단에 계속 표시됩니다. 

 

 

 

 

 

 

 

MSX판에서 공주 구할때 (엔딩) 화면, 공주와 왕자가 만나는 짤막한 연출이 나옵니다.

 

 

 

 

PC88판에서 공주 구할때 화면, 여기는 그래픽 한장 나오고 끝입니다.

 

 

참고로 더 캐슬은 발매시기를 찾아보니 X1과 FM-7로 먼저 나왔고 그 후에 PC88, MSX 등으로 이식되었는데

이 X1과 FM-7 판도 맵 구성은 PC88과 동일합니다.

 

반면에 MSX 나온 이후에 발매된 캐슬 기종은 SG-1000과 PC-6001 판이 있는데

이쪽은 MSX판과 동일한 맵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캐슬 액설런트를 이어서 하고 있는데 이것도 역시 MSX와 PC88판의 맵이 다릅니다. 여기서는 초반의 몇몇 방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구성이 다를 정도입니다. 여기에 관해서는 양 기종 모두 엔딩까지 가본 다음에 자세히 언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MSX판으로 이 게임을 클리어해본 분이 계신다면 새로운 도전을 위해 PC88판도 한번 도전해보시면 재미있을겁니다.

 

 

 

 

 

여담으로 PC88판에는 복사방지 기능이 존재합니다.

복사 락을 풀지 않은 디스크로 게임을 진행하게 되면 요정을 구하는 시점에서 위와 같이 마왕이 공주를 낚아채는 화면이 나오고 게임이 멈춰버립니다.

 

원래  이 게임 스토리에는 마왕이 존재하는데 정작 게임을 진행해보면 엔딩까지 마왕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는데 이런 곳에서 나오는 군요. 새로운 발견입니다.